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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 근린공원 농사체험장
운영자 기자    2010-07-14 10:29 죄회수  9460 추천수 0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네엘 넬 넬 상사도야~ 네엘 넬 넬 상사도야~ 무엇이 그리워 상사 나었나 네엘 넬 넬 상사도야~ 삼십 먹은 노처녀가 네엘 넬 넬 상사도야~ 시집을 못 가서 상사 났나 네엘 넬 넬 상사도야~…….”

지난 8일 오후 2시. 노원구 상계동 마들 근린공원 안에 마련된 농사체험장에서는 굿거리장단에 맞춰 마들농요 중 하나인 "네엘 넬 넬 상사도야(논두렁 밟기)"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1999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22호로 지정되며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승 보존되고 있는 마들농요 중 ‘네엘 넬 넬 상사도야’를 마들농요 예능보유자 김완수 회장의 선창에 따라 마들농요보존회 회원 50여 명이 흥겹게 부르고 있었다.

마들농요는 상계동 일원에서 처음 유래됐으며, 고려시대부터 이 지역의 넓은 마들평야에서 농부들이 힘든 농사일을 하며 흥을 돋우기 위해 부르던 노래다. ‘마들’은 말들이 뛰놀던 들판이라는 뜻으로 민간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오던 노원의 또 다른 지명이다.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한때는 볍씨만도 800석을 넘게 뿌렸을 만큼 이곳은 대평야였다고 한다. 그 너른 평야에서 모를 심고 김을 매고 수확을 하며 농사일의 어려움을 잊기 위해 흥얼거렸던 노래가 마들농요이고, 이 마들농요의 명맥을 유지하며 지켜가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마들농요보존회 회원들인 것이다.

마들농요보존회는 지난달 6월 마들 근린공원에 1,200㎡ 규모의 농사체험장을 조성하고 오는 10월까지 농사 일정에 맞추어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농사 체험과 마들 농요 전수, 다양한 농기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이미 농사체험장 안의 논에서 초등생 20여 명과 함께 모를 심었고, 한 달간 모가 자란 논에서 이번에는 잡초를 뽑고 애벌김매기를 하며 마들 농요를 부르는 체험행사를 열었다. 초여름 한낮의 더위 속에서도 초등생 30여 명이 속속 모여 들었고, 회원들과 초등생들은 김매기를 하기 전 각자 악기와 호미를 들고 풍물을 치며 신명나게 한껏 흥을 고조시켰다.

풍물을 치며 논두렁을 몇 바퀴 돈 이들은 본격적인 농사체험에 들어갔다. 굿거리장단에 맞춰 ‘네엘 넬 넬 상사도야’를 부르며 손에는 호미를 들고 힘껏 논두렁 밟기를 시작했다. 계속 된 풍물 장단에 맞춰 마들농요를 부르며 논두렁을 서너 바퀴 돈 후 논두렁 밟기를 끝냈다. 이어서 ‘아나마 갈꺼냐 에 헤이화, 에두우루차 하--에 헤에화, 이 논매기가 힘이 들어, 에 두 나 어허-어화, 화가 난다 네 네-에화, 어두루차어허어화……’가 이어진다. 마들농요 중 애벌 매는 소리에 맞춰 논으로 들어간 참가자들은 오른손으로 땅을 깊게 파고 왼손으론 뿌리에 흙을 덮어 모가 왕성하게 자라게 해주는 애벌 김매기를 시작했다. 마들농요 예능보유자 김완수 회장과 회원 두 명이 선창을 하면 논에서 애벌 김매기를 하는 이들이 신명나게 맞받아 ‘애벌 매는 소리’를 따라 했다.

20여 분에 걸쳐 김매기를 하고 나온 초등생들은 “노래를 부르며 호미로 김을 매보니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어요.”(손정환, 9세), “농업박물관에서 보기만 했던 것을 직접 해 보니 실감났어요. 우리가 먹는 쌀이 이렇게 어렵게 키워서 먹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논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질퍽질퍽하면서 발을 무언가 자꾸 붙잡는 느낌이 들어 이상하기도 했어요.”(최지훈, 계상초 6학년) 등 애벌김매기의 소감을 밝혔다.

농사체험장 개소 소식을 듣고 자녀와 함께 참가한 이연숙(33) 씨는 “저는 농촌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농사를 경험했지만 요즘 아이들에겐 쉽지 않은 경험이잖아요. 마침 집 근처에 농사체험장이 조성되었다기에 아이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아 참여시켰어요. 특히 우리 지역 고유의 마들농요를 부르며 하는 농사체험이라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참여 동기를 밝혔다.

농사체험 행사를 이끈 김완수 회장은 “요즘은 시골에서도 농사를 모두 기계로 짓고 있어 농경문화가 차츰 없어지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겁니다. 논에 물을 푸기 위한 용두레와 두 사람이 함께 물을 퍼 논에 물을 대는 맞두레질 해보기, 방아 찧어보기, 키질 하여 보기, 홀태로 벼 훑기 등은 보기도 힘들지만 체험하기도 힘듭니다. 여기서만 가능한 체험들입니다. 또한 오늘 한 애벌 김매기 이외에 모를 헤치면서 피(잡초)를 뽑아주는 김매기 체험 2회, 벼가 어느 정도 익어 가면 우야소리를 부르며 새를 쫓는 행사, 수확할 즈음 농사가 잘 되어 기분 좋은 상태에서 신나게 저녁노래를 부르는 행사 등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다 익은벼를 베고, 홀태로 나락을 털어 말려서 방아를 찧어, 이곳에서 나온 쌀로 떡을 만들 수 있게 떡판을 세 개 정도 만들어 10월경에는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민요와 농요를 부르는 행사도 할 겁니다. 많은 주민들이 마들농요를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마들농요는 오는 10월 충남 공주에서 열리는 제5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서울시 대표로 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들농요보존회는 향후 김매기와 추수, 방아 찧기 등 벼농사의 일정에 따라 초등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 마들농요란?

마들농요는 경기도 지역의 농요를 본바탕으로 하고 강원도 지역의 농요의 영향을 일부 받으면서 형성된 소리다. 마들농요는 열소리 계통의 ‘모심는 소리’와 호미로 애벌 맬 때의 ‘두루차 소리’, 두 번 맬 때의 ‘미나리’, 다 매 갈 저녁 무렵에 신나게 부르는 꺽음조(저녁소리)가 주가 되고 ‘방아타령’, ‘네엘넬넬 상사도야(논두렁 밟기)’, ‘우야 소리(새 쫓는 소리)’도 논을 매면서 부르는 마들농요인 것이다. 미나리는 본시 논보다 밭이 많은 강원도에서 모 심을 때 또는 밭을 매면서 부르던 소리인 것이 경기도 포천군으로 들어가면서 논의 김(잡초)을 맬 때의 소리로 전환되고 그것이 의정부의 길을 따라 마들로 전파되면서 가락이나 가사 가창방법 등에 마들 지역의 정서가 가미되어 색다른 풍의 민요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 중 두루차 소리(애벌 매는 소리)와 꺽음조(저녁노래)는 마들농요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곡들이다.

문의 : 마들농요보존회 02) 936-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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