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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정약용, 지례예술촌장 김원길
TheFestival 기자    2010-10-05 17:07 죄회수  18839 추천수 1 덧글수 8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 경북 안동시 임동면 박곡리 산769번지에 있는 고택체험의 명소 <지례예술촌> 

 

“1994년 가을, 외국사절단(미국 캐나다 스위스 인도네시아 에콰도르의 주한 대사관 직원) 10여명이 지례예술촌을 방문하였을 때다.

저녁식사 후 정원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

마시고 부르고, 마시고 부르다가 모두 술에 취했다. 주인도 술에 취하여 그들에게 꼭 해줘야 할 이야기를 빠뜨리고 자러 가 버렸다. 이틑날 사절단이 자고 나간 방안을 보고 아내가 불렀다. , 어쩜 이럴 수가!

벽장 안의 이불이란 이불을 다 꺼내어 겹겹이 포개어선 더블베드를 만들고 내외가 각각 요 하나씩을 덮고 잔 것이다. 방바닥엔 신발자국이 낭자했다.”

 

 

지례예술촌장 김원길(金源吉)의 이야기마당 <안동의 해학>이란 책 70쪽에 나오는 글이다. 많은 외국관광객들이 고택체험 한옥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거실문화 침실문화의 차이에 놀라게 된다. 온돌문화에 익숙한 일본인 관광객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외국인이 겪는 일이다. 그들에게 요강사용법까지 가르쳐줄 필요는 없겠으나 어느 정도 한옥생활을 위한 사전 문화나눔도 있어야함을 새삼 느낀다. 한옥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기 때문이다.

 

외국인들도 소문을 듣고 무리를 지어 찾아 오는 고택체험장소 지례예술촌(芝澧藝術村)이 이 곳 경북 안동의 임하호수 뒷산자락에 있다. 이 곳에서 꽤 오래된 시간의 흐름 속에 이젠 제법 고색창연한 고택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독일의 하이델베르그 성에 독일사람들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찾아 오듯이, 지례예술촌에도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찾아 올 날이 멀지 않았다.

 

 

1983년 의성김씨의 후손 김원길(현 지례예술촌장)은 자신의 고향마을이 낙동강 임하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몰리자 선대의 유적을 보존하는데 큰 결심을 한다. 지촌종택, 지촌제청, 지산서당 등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몇몇 전통가옥을 마을 뒷산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결국 문예창작마을로 변신시켰고 고택체험의 최고 명소로 둔갑시켰다. 워낙 학구적이고 글을 읽고 쓰기 좋아하는 그는 전통한옥의 활용을 통한 생산적 보존방안에 관한 논문, 칼럼, 제안서 등을 썼으며, 이 곳 지례예술촌에 기거하며 끊임없는 문화활동을 하고 있다.   

 

 

 

 ▲ 시인이기도 한 김원길 촌장, 김원길 시선 <아내는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의 책 앞 장에 저자가 직접 싸인해 주는 모습 또한 예술적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그냥 마루 끝에 앉아서 새소리 벌레소리를 들으며 푸른 산과 호수를 마냥 바라보는 것, 호수 위로 물안개, 소나기, 눈보라가 연출하는 장관을 감상하든가 책을 읽든가 낮잠을 자는 게 좋겠습니다.”

김원길 촌장의 말이다.

지는 해와 저녁노을 밤하늘의 은하수도 놓치지 마십시오. 그리고 흐린 밤, 칠흑의 어둠도 체험해 보세요. 그 속에서 떠다니는 작은 반딧불이.. “

 

 

 천연 생태흐름과 기(氣)가 살아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이 동네에서 수많은 박사, 장성, 대학총장, 기업인, 금융계 리더와 문예창작예술인 들이 배출되었음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아늑한 온돌방에서 창문을 열면 아름다운 산과 호수를 한 눈에 즐길 수 있다. 

 

1989 7월에 개촌한 지례예술촌은 기운이 살아있는 빼어난 산세와 눈 앞에 펼쳐지는 평화로운 호수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예술촌의 촌장 뿐 아니라 누구든지 독서와 창작예술활동을 하기에 안동맞춤(?)인 곳이다.

 

아티스트 콜로니(Artist Colony) 즉 예술인 마을을 꿈꾸며 만들기 시작한 이 곳은 시인이나 소설가들을 위한 창작의 산실이 될 수 있으나 일반에 공개한 것은 안동의 전통가옥과 선비문화를 생산적으로 보존케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생산적 보존(Productive Presevation)이란 말이 어울린다. 고택의 공간을 창작활동에 유용하게 씌어지며 함께 보존해 간다는 뜻이다

 

조용한 산사와 같은 이 곳을 표현하는 영어, A place to listen to the earth revolve (지구가 도는 소리를 듣는 장소)가 가슴에 와 닿는다. 드넓은 우주공간의 한 점에서 인연이 되어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게 해 준다. 도시인들이 찌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단체로 숙식을 할 수 있는 단기연수해법도 제공해 준다. 

 ▲ 육간대청과 방2개가 있는 정곡강당의 방안에서 김원길 촌장이 앞으로 있을 지례예술촌 고택축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그가 아끼는 안동출신 문화축제전문가 조정국 감독.

 

일반인에게는 생활문화체험 뿐 아니라 의례제례풍속의 체험, 자연학습체험까지 다양한 방문목적을 맞춰준다. 단순히 하룻밤 자고 가는데도 이만한 곳이 없다. 무공해 무소음 속에서 숙면을 취하고 간다면 앓던 병이 싹 사라질 듯한 느낌이다. 한 번 다녀간 사람이 천혜의 자연생활이 그리워 재차 삼차 찾아 오는 이유는 교통의 불편함이라는 장벽을 뛰어 넘고도 남는다. 수용인원은 약 300명이라고 하니 어떤 커뮤니티 모임도 어떤 문화예술활동도 껴 안을 수 있다.

 

<더페스티벌>은 이 곳에서 산속 고요함과 정겨움 그리고 평화로움이 함께하는 문화축제가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택창작뮤지컬음악회로 그 자그만 시작을 꿈 꿔본다.

 

 

 

우리나라 각계각층에서 유명인사들이 수없이 다녀갔다.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이 나라를 사랑하며 자기의 삶 속 깊은 내면을 들여다 봤거나 책읽는 밤을 보내고 싶은 유명인사들이 주로 찾아들었다. 김원길 촌장은 이 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모양으로 꼼꼼하게 펼쳐 보존하고 있었다. 

 

 

 

어느 방송사의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에 크게 소개되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이 곳은 거의 매일 1박2일 또는 2박3일 밤을 보내려는 사람들의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김 촌장은 매일 안동시내의 용상시장에 들러 방문객을 위한 찬거리를 즐겁게 사오는 게 낙(樂)이라 한다.  

 

평생을 공부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김 촌장은 좋은 옛 것을 후손들에게 올바로 전해 줘야 한다며 후악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개발을 돕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학습문화체험으로 서당놀이, 도서열람, 서예공부, 시조놀이, 영상물관람 등이 있으며, 국악감상, 시낭송회, 선비정신체감 등 끝없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문화훈장을 받은 문학인이며 의성김씨 지촌파의 후손 김원길 지례예술촌장, 현대판 안동의 정약용으로 부르고 싶다.

 

   

 

김원길 약력

 

1942년 안동 지례 출생

1972 <월간문학>으로 문단 데뷔

          시집 <개안> <내 아직 적막에 길들지 못해> <들꽃다발> 발표

1983년 고향마을 임하댐 수몰 소식에 고건물 이건 시작

1987년 지촌종택, 지촌제청, 지산서당을 경북 문화재 지정 받음

1987년 중등교사 대학교수 등 교직에서 은퇴

1989년 지례예술촌 준공

2002년 해학모음 <안동의 해학>/현암사 간

2004년 (사)고택문화보전회 회장선임

2007년 문화훈장(옥관) 받음, 장한한국인상 수상

2009년 시집 <아내는 남자로 태어나고 싶어한다> 출간 (영어 일어 번역 합본)

 

더페스티벌 / suh@thefestiv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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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대원군으로 알려진 석파(石破) 이하응이 쓴 <하남>이란 휘호가 걸려 있다. 서원철폐령을 내리고 안동김씨를 숙청했던 그의 휘호가 이 곳에 걸려 있는 게 아이러니다. 

 

▲ 지산서당(芝山書堂)은 정조28년(1800년)에 건립되었다. 숙종 때 대사헌을 지낸 지촌 김방걸의 덕을 추모하기 위함이며 후손 및 지방사림의 발의로 지금의 임동면 망천리에 건립되었다가 임하댐 수몰을 피하여 이 곳으로 이전하였다.가운데 큰 마루방이 있으며 양 켠에 온돌방이 있고 4면에 퇴간 마루가 있는 게 특색이다.

 

 

 ▲ 숙종38년(1712년)에 지어진 지촌제청(芝村祭廳)은 제사를 모시던 곳이다. 제청의 규모로는 큰 편이다. 지산서당의 규모가 협소하여 강학(講學)에 어려움이 있자 후학을 위한 강당으로 사용되어 왔다. 따라서 일명 정곡강당(井谷講堂)이라 한다. 입구에 작은 도서관이라 써 있다.

 

 ▲ 작은도서관 대청마루에 있는 책들. 이 많은 책들을 어떻게 다 읽으셨을까? 작은 도서관이 아님을 느끼며..

 

   

 ▲ 적막감이 감도는 숲 속의 깔끔한 고택에서 어디든지 앉아서 책 읽기엔 그만이다.

 

 

▲ 고택의 아래 산책길 끝 호숫가에 보트 한 척이 있다.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하고 바람을 가르고 싶은 사람을 기다린다고 한다.

 

▲ 김원길 촌장은 아직도 옛 정취를 못잊어서 댐건설 이전의 마을 전경을 사진으로 걸어 놓았다.

태그  예술인촌, 예술인마을, 고택체험, 안동의해학, 의성김씨, 지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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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2011-08-03 14:47 수정삭제답글  신고
안동한우 안동식혜 버버리찰떡 안동간고등어 실컷 먹고 싶은데.. 하회탈춤도 보고싶은데..안동,가입시데이?
체험형숙박으로 영주 선비촌 맹꼬롬..
월맘   2010-11-03 21:26 수정삭제답글  신고
조국근대화시대, 전라도가 전통지킬때 경상도는 산업화..
이제 문화시대, 경상도가 고택체험에 앞장서고 전라도는 세계화 산업화 등 앞장
딱풀   2010-10-22 15:06 수정삭제답글  신고
지례예술촌 교통이 어설픈 게 접근성이 안 좋아요.. 꼬불꼬불 한참들어가던데?? 내 기억에 비포장도로~?? 이 것만 극복할 수 있다면 아주 죠~와~요~~
BitGaram   2010-10-19 13:40 수정삭제답글  신고
별천지가 따로 없군요.. 가 보겠습니다. 단체로 단합행사로 가 보려구여~ 가는 길이나 이용료 등 자세한 정보 있나요? 
broomstick   2010-10-15 14:43 수정삭제답글  신고
의성김씨 대단하군요..땅이 좋은지~ 씨가 좋은지~ 연구해봐야겠어요?
사무엘   2010-10-12 22:02 수정삭제답글  신고
고택축제 기대됩니다.
음악회-시낭송회-뮤지컬-대금단소연주회-사생대회-글짓기대회-씻김굿-탈춤공연-판소리-가야금병창-호숫가금관5중주 등등 어울리는 것이 많이 있겠네요~^^;; 때를 맞추기가 어려우니 쩝~!
혜미맘   2010-10-10 22:19 수정삭제답글  신고
요즘 외국인들의 한옥 전통문화체험이 유행인데, 여기도 매주말마다 외국관광객이 들끓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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