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증권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주식(stock)"과 "증권(Securities)"이라는 용어는 종종 혼용되어 사용된다. 하지만 주식과 증권은 차이가 있다. 모든 주식은 증권이지만, 모든 증권이 주식은 아니다.
일상적으로는 재산가치가 있는 유가증권을 증권이라고 한다. 유가증권에는 재산상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상품증권(창고증권 등), 화폐증권(어음·수표 등) 및 자본증권(주식·사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상품증권은 운송 중인 물품에 대한 권리를 나타내는 선하증권, 화물상환증 등과 보관 중인 물품에 대한 권리를 나타내는 창고증권 등 이다
옛날에는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을 직접 가지고 다니며 거래했지만, 무게와 부피 때문에 이동이 불편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귀금속을 증명하는 증서인 금화 증서가 등장했다. 이것이 초기의 증권이다.
증권은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산업혁명 이후,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설립하는 주식회사가 늘어나면서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증권이 개발되었다. 증권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투자자는 다양한 증권에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증권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투자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각 증권의 특징과 위험, 수익률 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 등은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의 범위에 대해 「일반적으로 증권이라고 하는 모든 권리 또는 증서」라는 포괄규정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에서는 증권을 채무증권, 지분증권,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으로 열거하고 있다.
“채무증권”은 국채,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 등이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안정성이 높은 투자 상품이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국고채, 미국 국채(Treasury bond) 등이 있다. 회사채는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회사채, 현대자동차 회사채 등이 있다.
“지분증권”은 법인이 발행한 출자증권이다. 지분증권인 주식은 주식회사의 소유지분을 나타낸다. 주식회사만이 아닌 「상법」에 따른 합자회사ㆍ유한책임회사ㆍ유한회사ㆍ합자조합ㆍ익명조합의 출자지분 또는 출자지분을 취득할 권리가 표시된 것이다.
“수익증권”은 신탁의 수익권이 표시된 것이다. 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전문가가 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는 수익증권이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채권형 펀드는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혼합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한다. 부동산투자신탁(REITs)은 부동산에 투자하여 임대료나 매매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는 수익증권이다.
“투자계약증권”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이다. 미술품, 부동산,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을 분할하여 투자할 수 있는 토큰증권은 투자계약증권이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의 가격ㆍ이자율ㆍ지표ㆍ단위 또는 이를 기초로 하는 지수 등의 변동과 연계하여 미리 정하여진 방법에 따라 지급하거나 회수하는 금전 등이 결정되는 권리가 표시된 것이다. ELS(EquityLinkedSecurities:주가연계증권)는 특정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 지수와 연동된 ELS 상품이 있다. DLS(DerivativeLinkedSecurities:파생결합증권)는 금리, 환율, 원자재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증권이다. 예를 들어, 금 가격과 연동된 DLS 상품이 있다.
“증권예탁증권”은 증권을 예탁받은 자가 그 증권이 발행된 국가 외의 국가에서 발행한 것으로서 그 예탁받은 증권에 관련된 권리가 표시된 것이다. ADR은 미국 외 기업의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ADR이 있다. GDR은 전 세계 여러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개인투자자에게 널리 알려진 증권은 주식이다. 기업은 자금 조달을 위해 주식을 발행한다.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조달하기도 한다. 자본증권의 하나인 주식은 주식회사의 자본금을 구성하는 요소이면서 주주의 자격을 얻기 위해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출자금액을 의미한다. 출자금을 투자하고 주식을 소유한 사람을 주주라고 한다. 주주는 회사의 이익에 대한 배당을 받을 권리, 회사 경영에 참여할 권리 등을 갖는다.
기업은 주식을 발행할 때 액면주식으로 발행할 수 있으며, 정관으로 정한 경우에는 주식의 전부를 무액면주식으로 발행할 수도 있다. “액면주식”이란 1주의 금액이 정해져 있는 주식을 말하며 “무액면주식”이란 1주의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무액면주식은 미국 등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다. 무액면주식도 액면주식과 동일하게 거래소에 상장하여 거래될 수 있다. 무액면주식은 액면가가 없기 때문에 액면가와 시장가격의 괴리에 대한 부담이 없다. 무액면주식의 가격은 액면가가 없는 대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동한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내린다. 기업의 가치, 실적, 성장 가능성, 투자 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가격이 결정된다.
기업은 보통주 외에도 우선주, 상환주, 전환주를 발행할 수 있다. 우선주는 이익 배당이나 잔여 재산 분배에서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의결권은 제한된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무의결권주라 한다. 상환주는 일정 기간 후 기업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조건이 붙은 주식이다. 투자자는 만기 시점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전환주는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주식이다.
2019년 9월 16일 전자증권제도 시행 이후, 대부분의 주식이 전자증권으로 발행되고 거래되고 있다. 전자증권은 실물 증권 없이 전자적 방식으로 발행 및 거래되는 증권이다. 전자증권 도입으로 분실, 위조 위험과 거래비용이 줄었고 거래 편의성은 높아졌다. 전자증권은 반드시 증권사 주식 계좌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통일주권은 증권예탁원에서 정한 표준 규격에 따라 발행된 실물 주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주식이 통일주권 형태로 발행되었으나, 전자증권제도 시행 이후에는 전자증권으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통일주권은 증권 계좌를 통해 이체하여 거래할 수 있다. 비상장회사도 통일주권을 발행하여 증권계좌를 통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증권이 거래되는 증권시장은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시장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증권을 거래하는 유통시장이 증권거래소이다. 증권거래소에서 매매되는 유가증권은 가격 변동성과 대체성 및 환금성이 있는 자본증권으로 한정된다. 인터넷과 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증권거래가 전자화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는 투자자의 주문을 받아 거래소에 전달하고, 거래를 중개하며 계좌 개설, 투자 상담, 투자 정보 제공 등을 한다. 증권사가 제공하는 HTS (Home Trading System), MTS (Mobile Trading System) 등의 거래 시스템을 통해 투자자는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KRX)는 증권의 매매를 위한 시장을 개설하고 매매 체결 시스템, 시장 정보 시스템, 감시 시스템 등을 운영한다. 상장 심사, 시장 감시, 정보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한국예탁결제원 (KSD)은 증권의 안전한 보관 및 효율적인 결제를 지원한다. 금융감독원 (FSS)은 증권 회사의 영업 행위를 감독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증권시장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감독한다. 금융위원회 (FSC)는 금융 정책을 수립하고, 금융감독원을 지휘한다. 자산운용사는 ETF, 펀드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한다. 핀테크 회사가 다수 등장하여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투자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로보 어드바이저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증권 서비스도 제공된다.
글로벌 자본 시장의 통합으로 해외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해외 증권 상품이 등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서학개미"는 해외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이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동학개미"에서 파생된 용어이다. 서학개미는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가 주를 이룬다. 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하지만, 중국, 일본, 인도, 유렵 등 주식에 투자하기도 한다.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해외주식에 투자하며,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해외 기업은 자국 주식을 현지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 예탁기관이 발행하는 증서를 국내 증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예탁기관이 발행한 예탁증서(Depository Receipt, DR)는 해외 기업의 주식을 국내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예탁증서를 보유한 투자자는 원주와 동일한 권리를 가지며, 배당금이나 주식 분할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금융소통연구원/원장 오익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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