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X통신 제87호 2012년 2월 21일 화요일
<사진=방송인 정준하, 노홍철 ⓒ연합뉴스, 부산일보>
기분좋은QX는 여러 해 동안‘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에 주목해 왔습니다. ‘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는 정규 과정을 밟지 않은 아마추어로서 새로운 분야를 자력으로 개척하여 프로의 경지를 뛰어넘은 사람을 이릅니다. QX통신은 10회에 걸쳐 ‘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 8] 정준하, 노홍철
연예계에서는 개그맨들 사이의 군기가 가장 세다고 한다. 기수에 따른 선후배 위계질서가 엄격하다는 개그맨 세계에 이단아들이 나타났다. 정준하와 노홍철이다. 방송국 공채 출신이 아니면서 ‘깍두기’처럼 활동하다가 공식적인 연예인으로 입지한 경우이다.
정준하는 1990년대에 최고 인기 개그맨이던 이휘재의 ‘로드 매니저’로 방송계의 일을 시작했다. ‘로드 매니저’는 연예기획사의 말단 직원으로 연예인의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면서 연예인 생활을 시작한다.
그는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개그맨으로 입문하고 MC와 시트콤 배우와 뮤지컬 배우를 겸하는 만능엔터테이너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그는 이순재의 구박덩어리 맏아들을 연기했는데 그 모습은 음지에서 서러움을 당하면서 스타를 꿈꾸던 정준하 자신의 모습이다.
노홍철은 2004년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을 통해서 데뷔했다. 거침없는 행동과 개성적인 말솜씨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비디오자키인지 리포터인지 개그맨인지 알 수 없는 출신성분답게 품행이 변화무쌍하다.
노홍철도 정준하처럼 잡식성 활동가다. 전공분야를 넘어 배워가면서 다른 영역에 도전하기 때문에, 대중한테 허술한 부분을 들어내고 배우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노출한다. 체계적인 선발과정과 훈련을 거치지 않은 노홍철은 성장하는데 두 배 이상의 정성을 들인다는 점을 은연중에 보여준다.
정준하와 노홍철이라는 두 ‘근본 없는 스타’는 공통점이 있다. 여러 분야에 걸치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과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자기 영역을 확보하는 현대인이라는 점이다.
생물학에서는 잡종이 근본 있는 순종 보다 강한 적응력과 생존력으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한다고 한다. 정준하와 노홍철의 인기의 본질은 ‘사회적 잡종 강세 현상’이다. 비단 연예계뿐만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멀티 플레이어와 퓨전형 인간이 출현하여 두드러진 역할을 보인지 오래이다.
근본이 하나가 아니거나, 아예 근본이 하나도 없는 퓨전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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