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일본의 하나미(花見, 꽃놀이)처럼 대형 봄꽃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작은 예산으로 지자체마다 꽃을 이용한 관광자원화 노력이 결실을 얻고 있다.
지난 14일 주말에 순천에서는 낙안 배꽃피는 마을 배꽃잔치가 열렸다. 올해로 여덟번째 열린 이 작은 축제는 농촌교육농장 행사로 풍년 농사를 기원하고 낙안배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홍보하고자 마련 것이다. 한그루 배나무 분양, 배꽃나무 사이 보물찾기, 배 길게 깎기, 재롱잔치, 빛 사이로 배꽃 구경 등 나름대로 다채롭게 기획해 냈다. 배꽃잔치라 이름지어 해마다 관광객과 체험객이 늘어나고 있어 축제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보령에는 복수초 군락지가 있어서 상춘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복수초(福壽草)는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산에서 황금빛 꽃망울을 터뜨렸다. 복수초는 여러해살이 풀로 높이가 약 10cm에서 30cm로 산지 숲속 그늘진 곳에서 자라며 새해 원단에 꽃을 피운다고 해서 ‘원일초’, 눈속에서 꽃이 핀다 해서 ‘설연화’ 라고 부른다. 또 3월 중순에 꽃이 피며 그 색이 노랗고 눈 속에 피는 새처럼 아름다운 꽃이라 하여 ‘얼음새꽃’이라고도 불린다. 복수초의 꽃말은 ‘슬픈추억’으로 꽃말 만큼이나 ‘슬프도록 아름다운’ 꽃이다. 보령 성주면에서는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공서 앞마당이 미니공연장으로 변신한 곳도 있다. 안양시 동안구가 금년도 목요콘서트 그 첫 무대를 지나 12일 구청 문화광장에서 열었다. 금년도 목요콘서트는 오는 10월 까지 매월 둘 째주 목요일마다 총 7회에 걸쳐 한 시간여 동안 열린다. 5월 10일에는 여성 통키타 보컬이 꾸미는 ‘사랑의 하모니’와 타악그룹의 악동공연이 있고, 6월 14일은 플룻오케스트라와 안양팝앙상블의 격조 있는 무대가 뒤를 잇게 되며, 10월 11일 관악협주와 보컬 및 공무원 색소폰 동호회가 꾸미는 런치타임 무대가 이어진다고 한다. 김봉수 동안구청장은 목요콘서트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가는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무대라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문화갈증 해소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산동구 호수로에 살구꽃이 만개해 있다. 호수공원 동쪽 끝자락에서 호수로를 따라 능곡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도로 양쪽에서 살구나무가 반겨 준다. 마치 오는 26일에 개최되는 고양국제꽃박람회에 때맞춰 인사하는 듯 살구꽃이 만개해 불어오는 봄바람에 살랑이고 있다. 살구꽃은 4월에 잎이 나오기 전에 연분홍색의 탐스러운 꽃을 피운다. 살구꽃은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꽃이다. 고양시 일산동구는 백석동 오피스텔 지역과 섬말다리를 연결하는 호수로 구간에 유실수인 살구나무 58주를 가로수로 식재한 후 정성 들여 관리해 오고 있다.
작은 관광축제 마인드는 여기저기서 보인다. 대전시와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어울 한마당 행사를 마련했다. 시에 따르면 대덕특구 내 연구원과 대전시청 음악동호회 7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27일 금요일 오후 7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함께해요! 과학마을 콘서트’를 개최한다. 무대에는 프로급 실력을 뽐내는 회원에서 음악을 처음 배운 초보자들까지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음악동호회 회원들이 과학과 감성이 어우러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이번 콘서트는 대덕특구 구성원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대전 시민들과 함께하는 흥겨운 축제 한마당이다”라며 “시민들은 깊은 관심을 갖고 콘서트와 함께 향기로운 봄날의 싱그러움을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화천군은 관광화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꽃으로 덮인 아름다운 화천 만들기에 나섰다. 지난해 노란색의 해바라기가 장관을 이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제1회 4대강사진 공모전에서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 금상을 차지했던 “해바가기 공원”의 주제가 됐던 하남면 거례지구와 화천읍 대이리 지구에 19㏊면적에 꽃묘를 식재, 경관조성을 통한 관광상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식재되는 꽃묘는 무궁화, 라벤더, 해바라기, 산국구절초, 메밀, 호맥 등 6종에 63만여주이며, 자전거도로 등 기존시설과 연계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성된다. 화천군 관계자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화천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화천 특유의 청정함과 더불어 아름다운 꽃의 자태와 그윽한 향기로 가득한 화천을 만나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우리 마을 고유의 특색있는 꽃과 자연, 그리고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벌임으로써 주민화합 뿐 아니라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지자체의 노력에 축제인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2012.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