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해동안 정말 많은 축제들이 열렸다. 흥겹고 신명나는 축제, 맛있는 축제, 볼거리 가득한 축제 등 손에 꼽는게 불가능할 만큼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막을 내렸지만 정말 많은 숙제를 남겼다고 할 수 있다. 축제를 취재하는 기자로서도 처음 들어보는 작은 지역 축제부터 취재내내 무엇을 찍어가야 하나 난감할 만큼 컨텐츠가 부족한 축제들도 많았다.
천여개의 지역 축제! 유행처럼 우후죽순 생겨난 축제를 보며 이것이 과연 옳은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2010 문화관광축제를 선정, 발표하면서 강조한 부분이 바로 경쟁력이다. 최근 몇년간 수많은 지자체에서 몇몇 성공적인 축제에 발 맞추기 위해 열풍에 휩싸이듯 축제에 예산을 붓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경쟁력없는 축제들이 넘쳐나고 예산 낭비만 한다는 시선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더페스티벌 취재팀은 각 지자체들의 축제 열풍과 더불어 성공적인 축제, 성공적인 지역 브랜드를 갖추기 위해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 하기로 했다.
▲ 남다른 사명감으로 지역농수축산물 육성과 관광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강의, 저술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는 휴리넷 경영전략연구소 신순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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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인터뷰를 통해 만나볼 사람은 지역농수축산물 육성과 관광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강의와 저술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는 휴리넷 경영전략연구소의 신순철 소장이다.
신소장은 한국 생산성본부 마케팅 강사 및 파트너 컨설턴트를 비롯해 농수산물 유통공사 “농산물 마케팅 대학” 브랜드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강원도 평창군 신활력 사업 자문위원, 중진공 아이디어 상업화 심사위원, 파워브랜드 심사위원, 한국방송예술 진흥원 광고창작학부 명예교수 등 마케팅 전략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로서 바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비락” 식혜와 수정과 시장 조사 및 런칭 마케팅 전략 컨설팅을 비롯해 전북 무주군 “농산물 종합 마케팅 전략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창조 경영”, “지역브랜드 육성전략”, “최고마케터 예수” 외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공저로는 “농산물 브랜드”, “BT 제품 개발기획등이 있다. 현재 “지역브랜드전략이 미래다” 와 “창조적 도전전략이 미래다”라는 책의 집필을 완료하고 금년 1월 출간을 준비 중이다.
신소장은 특히 한국 생산성본부 마케팅 강사로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바쁜 일정중에도 전국 50여개 지자체를 돌며 지역브랜드 강화를 위한 자문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이러한 자문활동은 남다른 사명감에서 비롯한다. 그 역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도심에 비해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있는 농어촌을 살리는데에 브랜드 전략이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페스티벌 취재팀은 신순철 소장과 지역브랜드 및 축제브랜드, 축제 세계화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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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지자체 강의와 컨설팅에 바쁘신데, 주로 어떤 자치단체들이며 어떤 내용들을 포커스 하는지요?
A : 본인이 지역산업협력단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을 비롯하여 경북 영천시, 경남 창원시, 전남 영암군, 전북 김제시, 충남 보령시, 충북 괴산군, 경기도 남양주시, 이천시 등 전국 50여개 지자체입니다.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 농민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지역브랜드 마케팅 전략, 농산물 마케팅 전략, 지역 관광마케팅 전략, 농산물 명품화 전략, 필자가 저술한 “창조경영” 이야기 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마케팅 마인드와 차별화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북 무주군 농산물 종합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수행한 적이 있고, 주로 지자체 컨설팅은 농산물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지역브랜드 육성전략을 중심으로 지자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역에 브랜드 관리 및 마케팅전략 수립이 필요
Q : 요즘 지역마다 농특산물 알리기와 관광산업의 차별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목적과 효과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A : 지역 농산물 특화육성과 지역 관광 활성화는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고 산업이 낙후된 농촌지역에 있어서 지역경제 육성으로 이어지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자, 지자체 최우선 정책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지자체간의 지역 농산물 육성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차별화와 특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광고 홍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마다 지역 특성을 살린 “나주배”, “함안 수박”, “의성 마늘”, “진영단감”, “고창 복분자주”, “횡성 한우”, “안동간고등어”, “신안 천일염” 같은 농수축산물 지역브랜드(국내 지리적 표시제) 육성과 안성시의 “안성마춤”, 부여군의 “굿뜨레” 등과 같은 지역 공동브랜드 도입 및 육성에 엄청난 행정력과 예산 등 지원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안성시의 안성마춤 브랜드와 부여군의 굿뜨레 브랜드, 지역브랜드화 전략의 대표적 사례
또한 “보령 머드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경남 고성 공룡축제”, “고창군 청보리 축제”, “임실군 치즈체험마을”처럼 지역의 보유자원을 활용하거나 “함평 나비축제”, “부산 국제영화제”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관광산업 육성에 성공한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지역간의 차별화 경쟁이 강화되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역 농수축산물 또는 관광산업육성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으며, 함평군. 보령시. 화천군 등 몇몇 지역에서는 축제 성공으로 관광수입의 증가 및 농산물 판매증대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크게 올리고 있고, 신안군의 경우는 천일염의 산업화에 성공과 함께 고부가치화로 소득증대와 지역 홍보에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역민들에게 자긍심과 애향심을 동시에 고취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작은 나라에 1,000여개의 축제가 만들어진 것은 뚜렷한 차별적 아이디어나 전략 없이 지자체 단체장의 의견과 전시행정의 결과로 생각됩니다. 이 중에서 90% 이상의 축제가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차별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고, 해마다 막대한 재정낭비만을 초래하고 있는 등 상당히 많은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 지자체 공무원들만 모인 지역축제.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차별성없이 전시행정으로 비롯된 결과다.
한편 지역 특산물 육성이라는 정책 하에 실행하고 있는 지역브랜드 및 지역 공동브랜드 전략의 대부분은 실패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정책 실패의 핵심 요인은 브랜드가 무엇인지, 어떻게 육성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이해도 없이 정책실행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도입배경이 지역특산물 육성에 대한 열정과 강력한 비전에서 출발하기 보다는 “정부에서 실행하는 정책에 따르지 않으면 예산을 얻을 수 없고, 타 시군에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겠다. 또는 왜 우리는 이런 것을 하지 않느냐는 지역민들의 요구로 실행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 단체장은 물론 공무원들조차 정책적 지원과 예산. 인력 지원을 일관되고 집중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역민들의 참여도가 낮고 브랜드 육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매우 낮은 것이 또 하나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 브랜드 관리 및 마케팅전략 수립과 실행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는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 농수축산물의 특화 육성과 관광 산업 활성화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색다른 지역만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먹거리에 대한 만족도가 관광 체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먹거리에 대한 만족은 입소문 홍보효과를 통한 지역 관광의 홍보로 이어지고, 재방문율 향상에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Q : 지역 브랜드 육성전략이란 책을 내셨는데, 그 동기가 무엇인지요? 그리고 책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새로 집필하시는 책은 어떤 내용이신지요?
A : 지역 농산물 경쟁력 강화와 특화산업 육성 그리고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지역브랜드 육성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자체는 몇 군데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며, 정부가 10여년 넘게 강력하게 추진한 지역 브랜드 및 지역공동브랜드 육성정책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지역브랜드 육성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 수립과 체계적인 실행 그리고 엄격한 브랜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크게 다릅니다. 기자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지역의 현실은 브랜드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역 브랜드 전략에 대해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줄 만한 전문적인 책이 없다는 현실에 안타까워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집필한다고 했을 때, 몇 개월 동안 다른 일 하지도 못한채 구매 층이 한정된 책을 쓴다고 그 손해가 클 텐데 왜 남들이 부탁하지도 않은 일을 하려고 하느냐며 많은 출판사 친구들이 말렸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계속하면서 스스로 작지만 나름대로 사명감을 느끼고 “지역 브랜드 육성전략”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것은 바로 농수산물 유통공사 유통교육원에서 주관하고 있는 “농산물 마케팅대학”의 브랜드 지도교수로 출강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지도교수로 활동하며 농민들과 농업관련 단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대해 강의를 4년 정도 계속하고, 동 유통교육원에서 출간한 “농산물 브랜드”라는 책의 공동저자로 참여하여 글을 쓰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농수축산물 지역브랜드와 지역관광브랜드에 대한 책을 쓸 수 있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계기로 “지역브랜드 육성전략”은 약 6개월 정도의 집필기간을 통해 작년(2009년) 7월초에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지역브랜드 경쟁시대에 브랜드 및 지역브랜드의 정의와 역할, 육성전략의 기본, 국가 및 도시 지역브랜드의 역할이해
2부. 지역브랜드 도입과 육성을 위한 주체, 전략수립과 목표의 설정, 성과분석, 관리체계, 운영조직 및 지역브랜드 도입효과
3부. 지역브랜드와 공동브랜드의 차이점과 도입 목적 그리고 현행 문제점
4부. 공동브랜드 마케팅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 공동브랜드 네이밍의 기본 원칙, 브랜드 연장의 기본원칙, “햇사레”와 “안성맞춤”의 차이점, 문제점 개선방향
5부. 농수축산물, 특산물의 명품화 전략 실행 전략, 현 정책의 문제점 및 장애요인, 실행전략 방향 등
금년 1월에 “지역브랜드 전략이 미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할 책은 지역 관광과 농산물 육성을 위한 성공법칙 22가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농수축산물 및 관광 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관심과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본인이 시삽으로 활동하고 있는 Seri.org의 “도시마케팅과 지역브랜드연구회” 포럼 회원들과 함께 공동으로 출간하기 위해 가제 “창조적 도시 마케팅”이라는 책을 금년 3월말을 목표로 집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성공적인 지역브랜드는 유기적인 가치 상승이 목표
Q : 지역 브랜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 정의와 역할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A : 지역브랜드란 바로 고객들이 ‘구매하고 싶은 가치 = 농·특산물 브랜드, 가보고 싶은 가치 = 관광지 브랜드, 살고 싶은 가치 = 정주공간으로서의 가치’를 통합하고 상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지역명칭이 더해짐으로 해서 고객들로 하여금 “긍정적 가치= 플러스 가치”를 연상시켜 “방문해 보자”, “좀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보자”, “언젠가는 나도 그 곳에서 살고 싶다” 또는 “계속해서 이곳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지역브랜드의 최종 목표인 것입니다.
▲ 지역브랜드의 최종 목표는 구매하고픈, 가보고픈, 살고 싶은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농·특산물 지역 브랜드화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 지역 가공식품 및 생산물 등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에 반해 지역관광 브랜드화는 지역외의 사람들에게 마을의 매력을 어필하여 관광을 이끌어내는 활동으로써 고유의 역사문화, 자연 생태 환경, 창의적인 컨텐츠 개발 등의 통합하여 지역의 부가가치 향상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정주(定住)공간으로서 지역 브랜드화는 지역주민에게 있어서 쾌적함과 자랑스러운 지역으로서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나도 저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인식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역브랜드는 앞에서 설명한 3가지 영역에서 각각 명확한 가치를 가짐과 동시에 서로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키고 통합함으로써 상승효과(Synergy Effects)를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하고 하겠습니다.
이런 지역 브랜드란 용어와 관련해서 수년 전부터 농림수산식품부와 자치단체, 농업 관련단체 들을 중심으로 “지역브랜드”, “지역브랜드의 육성과 발전 전략”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지역브랜드”라는 말 대신에 현재 농림수산식품부나 자치단체, 농업관련기관에서는 지리적 표시제라는 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농업과 관련해서는 지역 공동브랜드와 혼동해 사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Q : 지역의 차별화된 브랜드는 어떻게 성공적으로 만들어집니까?
A : 차별화된 지역브랜드가 만들어지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아이디어의 창의성이어야 하고, 둘째, 축제를 기획하고 이끌어갈 최고 책임자의 열정과 집념 그리고 리더십이 요구되고, 셋째, 지역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고객지향적인 축제, 고객을 유혹하라!
Q : 자치단체마다 축제를 통한 브랜딩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축제들을 간단히 평가해 주십시오.
A : 함평의 나비축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뛰어나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점에 있어서 큰 박수를 보내고 싶고 자랑스럽게 생각됩니다. 또한 다양한 고객지향의 컨텐츠를 갖추고 있으며, 철저하게 고객 지향적이라는 점, 고객이 함께 참여하면서 축제를 만들어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민간 주도의 부산국제영화제(PIFF)와 지자체 주도의 함평 나비축제, 철저한 고객지향의 성공적인 축제다.
이 두 축제는 큰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데 부산국제영화제는 철저한 민간의 영화 예술인 주도로 이루어지고, 행정이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형태라면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는 이석형 군수의 창의적인 발상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방관자였던 공무원들이 협력하면서 성공을 거둔 사례라는 점입니다. 이외에도 보령 머드축제,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 등은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컨텐츠 개발과 고객 접객 서비스측면에서 다소간에 문제점을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간 1,000여개 열리는 지역축제의 대부분은 뚜렷한 목적이나 목표도 없이 정치적인 이유나 전시행정의 결과로 탄생되어, 지자체의 재정을 축내고 지역민들로부터 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혀 특정지역만의 차별화된 특징도 없고, 고객을 유혹하거나 감동시킬 수 없는 컨텐츠를 구비하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이 현실이라 생각됩니다.
축제의 세계화에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고객중심의 컨텐츠 개발이 필요
Q :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일본 등 유명축제와 비교하여 대한민국의 축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도 세계적 축제를 꽃 피워 낼 수 있을까요?
A : 축제와 바람의 도시로 알려진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애든버러” 시의 예술 축제, 일본의 북단 섬 홋카이도 삿포로의 “눈의 축제”, 스페인 발렌시아 부뇰의 토마토 축제의 경우는 전 세계로부터 수백 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을 만큼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하였지만, 이들 축제도 처음부터 크게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 일본 3대 축제중 하나인 텐진마쯔리. 오사카 주민들의 참여가 큰 지역 축제다. 이날은 지역주민 대부분이 전통의상을 입고 축제에 참가한다.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차별화된 축제를 만들기 위해 민간주도형으로 이끌었고 무엇보다도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원봉사가 세계적인 축제의 한마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고객 지향적인 컨텐츠의 개발과 지역정서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지역의 볼거리와 명소가 연결되었고, 친절한 서비스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산국제영화제가 여기에 해당되고 여타 축제는 이와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향의 정취와 색다른 볼거리,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 지역민과 민간 전문가들의 협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 반하여, 국내에서는 이런 점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축제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지자체나 지역민들이 눈을 뜬지가 얼마 되지 않았고 축제의 역사로 매우 짧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고객 입장에서 기획과 컨텐츠 개발 등에 노력이 강화된다면 어느 정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전문성을 띈 마케팅이 필요할 때
Q : 지역브랜드 알리기 위해 축제를 기획하는데, 축제자체를 알리는 마케팅 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A : 축제는 지역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지역브랜드를 만들어냄으로써 지역 브랜드 그 자체에 새로운 아이덴티티와 이미지를 구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지자체의 마케팅 수준은 아시는바 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크게 네가지 문제점을 짚어 보자면,
첫째, 지자체 공무원들이 언제 전문적인 마케팅을 배운 적이 있었고, 고객 지향의 마케팅을 해본 경험이 있었습니까? 대부분의 축제가 어쩔 수 없이 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단체장의 생각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어 실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이제라도 민간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그들에게 업무를 맡기고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길이 축제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차별화된 컨텐츠, 지역만의 색다른 먹거리, 관광종사자들의 친절도와 마인드가 축제 성공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발하고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투자나 교육에 등한 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셋째, 축제 성공은 지역민의 참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특정인들만을 위한 축제로 전락한 것이 90%에 이른다고 생각됩니다.
넷째, 특정 지역에서 개최하는 축제의 종류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자원과 인력이 풍부하지도 못한 지자체가 생색을 내기 위한 것이 이벤트나 행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표 축제 육성의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총체적으로 수준 미달의 마케팅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Q : 끝으로 더페스티벌 회원들에게 한마디 해 주시고 더페스티벌의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십시오.
A : 국내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축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창의적이고 우수한 축제에 대해서는 격려와 칭찬을, 아무런 차별성도 없고 전시행정에 가까운 축제에 대해서는 감시자이자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믿습니다. 지자체에서 쓰고 있는 국민의 혈세가 무의미하게 쓰여지는 것을 막는 것이 바로 조그만 애국일테니까요.
▲ 축제를 방문하는 네티즌들의 참여의식, 격려와 질책이 좋은 축제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국내 축제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만들어진 사이트이니만큼, 다양하고 심층적인 취재와 날카로운 비판과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는 축제포털 사이트로 발전해가기를 기원합니다. 특히 수많은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말 그대로 축제의 장에 주인공들이 될 수 있도록 참여형 포털, 그리고 그들이 진정으로 주인이 되어 한 바탕 축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무대로 발전해 가기를 기원합니다. 논외로 빗나가 이야기지만, 브랜드 이름이 너무 어렵고 긴 것 같습니다. 고객이 이름을 외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이름 같습니다. 마케팅과 홍보. 광고의 기업에서 이런 사이트 명(브랜드)를 갖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다소 넌센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하하......... 아무쪼록 더페스티벌이 국내 축제 산업 발전에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신순철 소장의 전문가적 견해와 더불어 따끔한 질책과 걱정의 마음을 잘 알 수 있는 인터뷰였다. 지역 브랜드 전략과 더불어 축제에 대한 그의 견해는 기자도 공감하는 바가 컸다. 대한민국의 축제가 드라마, 영화처럼 세계화 흐름에 합류하는 날까지 작은 힘이나마 더페스티벌도 함께 노력해 나아가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신소장은 인터뷰 마지막에 더페스티발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는데 더페스티벌이 앞으로 많은 분들께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브랜드 전략을 잘 세워 나아가겠다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자리였다. 끝으로 인터뷰에 응해준 신순철 소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신순철 소장은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와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 하였으며, 1983년 현대그룹에 입사하여 사업기획과 상품기획 업무를 수행하였고, 오리콤 국제국과 멕켄에릭슨 전략기획 국장을 거친 후 (주)에스플로링 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강의를 맡고 있으며,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식경제부, 부산, 광주광역시 등 50여 자치단체에서 농산물 브랜드 마케팅 전략, 전략적 마케팅 플래닝, 신상품 개발전략, 지역관광 마케팅 전략, 전략적 사고능력 향상 등의 주제로 강의와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더페스티벌 / press@thefestiv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