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스티벌 즐겨찾기 추가
  • 2024.11.24 (일)
 축제뉴스 축제뉴스전체
[평사리일기] (5) 오율마을, 그 작고 소박한 달집 속으로 보름달이 들다 /조문환
조문환 기자    2013-02-26 01:45 죄회수  4355 추천수 3 덧글수 2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오늘 보름달을 보셨습니까?

그리고 그 달님께 소원을 빌으셨습니까?

두 가지다 하셨다면 올해는 아마 운수대통 하실 것입니다.

 

한낮의 쾌청함과는 달리 달이 떠오를 무렵에는 짙은 구름으로 달 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옥종면 위태리 앞 둥근 산 위에 떠오르는 달님을 보았을 뿐 아니라

그 달을 보면서 기도를 할 수 있었던 행운을 누렸습니다.

 

정월대보름 산불예방활동을 하러 찾아간 옥종면 오율마을,

불과 열다섯 세대가 한 가족처럼 모여 사는 산골마을에도 작은 달집이 지어졌습니다.

 

초대형 달집이 지어지는 다른 마을들과는 달리

오율마을은 어렸을 때 제가 보았던 그 소담하고 작은 달집 그대로였습니다.

 

요즘 작은 복은 눈에도 차지 않나 봅니다.

가능하면 크게, 그것도 모자라 크레인까지 동원되어 맘모스 같은 달집이 지어지는 것이

다반사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오율마을의 달집은 달집다운 달집처럼 느껴졌습니다.

올해 정월대보름 달이 그렇게 휘영청 밝지 않은 것은

욕심 많은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그렇게 큰 달집을 보고 오히려 달이 부담을 가지지 않았을까요?

 

그렇지만 작고 소박한 오율마을의 달집 속으로는 달이 쏘옥 들어왔습니다.

“욕심 없는 오율마을 달집 속으로 내가 들어가리라...”

 

허리춤에 숨겨서 속옷을 가져와 달집에 살며시 넣으시는 할머니,

두 손 모아 달님께 소원을 비는 아주머니,


아무것도 모르면서 덩달아 춤을 추는 코흘리개 어린아이,

나물이며 막걸리며 음식을 갖다 나르는 젊은 아낙네들,

 

매년 해 왔던 것처럼,

오율마을의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순응하며 살아왔던

바로 우리 조상들의 욕심 없는 삶을 보여주는 거울 같았습니다.

 

불과 한 시간도 안 되어 달집을 다 지었다는 한 아저씨는,

“달집이 크다고 다 좋은기 아인기라”

“마음이 중요한기지...”

하시면서 동네 할머니들과 신나게 어울리셨습니다.

 

오율마을에 찾아온 달님이 모든 분들의 마음도 밝혀주길 빌어봅니다.

그리고 올해도 운수대통하시길 빕니다. 

태그  옥종면 오율마을,달집태우기,하동 조문환,정월대보름,지리산,보름나물
 이전기사      다음기사   메일       인쇄       스크랩
  목록으로 수정    삭제
덧글쓰기 댓글공유 URL : http://bit.ly/2nZ63u 
서리태   2014-02-06 11:23 수정삭제답글  신고
달집태우기 사진 속으로 제가 빨려 들어갑니다. 소박한 우리 조상님들의 슬기를 깨닫습니다.
축제포토 더보기
인터뷰  
우리 소리로 세계축제문화 새 장을...
인터뷰 진짜배기우리의소리를세계속에...
인기뉴스 더보기
공연관람과 서울굿즈구입 세종문화...
논산탑정호와 돈암서원 코스모스 ...
도쿄관광한국사무소 Rppongi Hills...
축제리뷰 더보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지둘레길...
밤 깊은 마포종점 축제로 새롭게...
만두도시 만두성지 원주만두가 ...
강경젓갈축제 상월고구마 찰떡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