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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 하동편지 131호 태양초
조문환 기자
2013-08-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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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가을열차>에 올라탄 듯합니다.

아무리 여름이 잡아당겨도 기차는 떠납니다.

지난 주 이틀간에 비다운 비가 내렸습니다.

거의 한 달 만이네요 이곳 하동은..

 

그 덕분에 고추는 붉을 대로 붉습니다.

어릴적 엄마가 담가놓은 장독을 열고

검붉은 고추장을 손가락으로 푹 찔러 입에 넣었을 때,

그 혓바닥을 친구들에게 쏙 내 밀었을 때

그 붉은 혀의 색상도 아마 이랬을지 싶습니다.

 

이번 가을은 <가을열차>를 타고 멋진 곳으로 여행 떠나보시죠.

 

 

 

 

팔월의 태양이 멍석에 내려와 누웠다.

 

느리디 느린 구름,

감질나는 미루나무의 하늘그림이

큰 대 자에 입 찢어질 듯 하는 너의 하품과 어울린다.

 

된장에 쿡 찍어 한 입 넣었을 땐

눈에 눈물이 가득했었다.

 

검붉고 매력적인 너의 몸매에는

팔월의 뙤약볕에 온종일 씨름했던 엄마의 땀이 스며있다.

 

팔월의 태양이 멍석에 누워 낮잠을 잔다.

이빨 빠진 옥수수가 발을 간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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