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지리산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한 둘레길 걷기가 하동~남원 구간을 마치고
이제 구례구간만 남기고 있습니다.
지리산을 통하여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제 걷기를 마칠 무렵 특이한 일을 만났습니다.
아내와 저는 마지막 쉼터에서 과일을 먹고 있었는데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 한분이 아주 힘들어 하는 표정으로 다가오더군요.
부산 자갈치에서 생선장사를 하는데 요즘 장사가 너무 안 돼서
차라리 아내는 친정 미얀마로 잠시 보내고
머리도 식힐겸 10일간 일정으로 지리산 둘레길 완주에 나섰다나요?
그런데 함양쯤에서 지갑과 가진 것을 다 잃어버렸고
전날 밤도 동네 콘테이너에서 잠을 잤다는 것입니다.
다리를 다쳐 거의 끌다시피 하고
돈도 없어 차를 세워둔 하동터미널 까지 걸어서 가야한다는 아주 딱한 사정이었습니다.
저희들이 먹던 과일을 하나드리고 사탕이며 몇 가지를 더 드렸습니다.
걸어서 하동까지 가려면 또 며칠을 더 가야하고 더군다나 다리까지 아픈 분이....
아내와 저는 거의 동시에 돈을 꺼내 1만원을 주었습니다.
혹시나 차를 잘못타거나 할 경우를 대비해서 1만원을 더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하다고 하면서 명함을 주면 월요일에 꼭 전화를 주겠다고 하여 명함까지 주었지요.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정말 좋지 않은 일이지만
오다가 잠시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을 뿐 더러 잠을 자지 못한 분이 면도는 아주 깔끔하게 하셨고....
2만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뭔가 찜찜했습니다.
돈을 드릴 때도 그랬지만 2만원을 다시 돌려받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내일 그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싶습니다.
속은 것이 아닌 것만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그렇게 각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꼭 성공하시라는 말도 해 주고 싶습니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또 이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내일 저의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같이 기도해 주세요.
오늘은 아침마다 저를 깨우는 자명종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평사리로 이사를 온 후 아침마다 마을 앰프방송이 저를 깨우곤 합니다.
거의 동네들이 붙어 있고 또 악양이라는 골이 좁아
평사리들판 건너편에 있는 마을 방송 소리까지 훤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거의 10개 이상의 마을 방송을 동시에 듣는 셈이지요.
가만히 듣고 있으면 세상 돌아가는 어지간한 얘기는 다 들을 수 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이니 와이파이니 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되고
정부3.0이니 뭐니 하면서 시끄럽게도 하지만
이보다 더 사실적으로, 필요 적절한 매체는 아직까지는 없지 싶습니다.
그래서 최근 제가 들은 방송을 하나 보내드립니다.
이번 주도 좋은 소식만 전하시면서 살아가시길 빕니다.
평사리에서 조문환 드림
평사리의 자명종
아! 아! 이장임미더
잘 주무싰지예
마을회관에서 몇 가지 알려드리겠심더
오늘은 우리 악양초등핵교 운동회날임미더
한 분 도 빠짐없이 다 핵교로 나오이소
다 같이 즐기고 또 우리 아~들 응원해주야 안되겠심미꺼
참, 우리동네 청암댁 아주머니 칠순이라헙니다
자식들이 와서 식사를 대접헌다 허니 오늘저녁 읍내식당으로 다 같이 가입시더
그리고 축하를 해 주입시더
까딱하다 하나 빠자물뻔 했네예
오늘부터 보건소에서 독감예방주사 놔준다험미더
어르신들은 모두 공짜라허니 식사잡수시고 모두 보건소로 가시이소
날씨가 변덕이 심하이 건강에 조심허시고예
나중에 핵교에서 보입시더
마을회관에서 알려드맀심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