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 한강로동은 근현대 서울의 모습과 21세기 서울의 모습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일제시대의 적산가옥과 1970년대~80년대의 소주택, 그리고 옛 철길 건널목 2개가 골목을 따라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고층건물군과 아파트 단지에서 벗어나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과거로 온 듯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이 정겹고 아늑한 곳이 언젠가 재개발 지역에 편입되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 문화기획학교(대표 김승민)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한강로동의 철길 백빈건널목과 그 주변의 골목들을 지난 8월부터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근현대와 오늘의 모습이 가득한 골목골목에 새겨진 이야기를 조사하고 발굴하면서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서울시 미래유산 보전사업-골목에서 놀자!’ 사업의 주관사로서 벌이는 일입니다.
백빈건널목은 중앙선 전철과 도시간준고속(itx)-청춘열차가 하루 180회 통과하는데 현재 두 명의 관리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백빈건널목 뒤편으로 10m 떨어진 곳에는 삼각백빈건널목이 있습니다. 이곳은 경부선과 경원선을 연결하는 단선철로가 지나는 무인 건널목입니다. 철도당국이 서울 시내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건널목입니다.
시간이 흘러가서 언젠가 용산 철길 골목이 자취를 감출 날이 오더라도 백빈건널목과 오밀조밀한 골목길이 간직한 현재의 모습은 사진과 이야기로 남습니다. 이는 기성세대가 다음세대에게 전하는 미래의 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