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마을로
가느냐? 봉대마을로 가느냐?
제가
사는 마을 이름은 일명 “달향”마을이라고 합니다.
달빛이
향기롭다는 뜻입니다.
귀촌
또는 귀농한 7세대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지요.
마을
이름도 행정의 공인된 마을이 아닌 제가 제안을 하고
다들
동의를 해서 부르고 있는 이름입니다.
달향마을은
행정적으로는 “입석마을”에 소속되어 있는데
최근
마을 망년회에서 “봉대마을”로 가자는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번지
상으로는 입석이지만 다니는 길도 봉대마을을 통과하고 또 도로명주소도 봉대길이며
마을
앰프방송도 입석보다는 봉대마을이 더 잘 들린다는 등등
여러모로
봉대마을에 소속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합의를 봤었습니다.
봉대마을
대동회에 안건이 부의가 됐었는데, 결과가 좀 뜻밖이었습니다.
“마을이
단합을 잘 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들어와서 과연 잘 할 수 있겠는가?”
“마을의
단합을 해치지는 않겠는가?”이런 염려를 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부결되었다고 합니다.
다소
서운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공감도 되는 바가 있습니다.
우리
달향마을도 마을회의를 거쳐 어떻게 할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추후에
소식이 있으면 또 알려드리지요.
이상
달향통신이었습니다. ㅠㅠㅠ
제가
사는 달향마을 바로 인근에 대만에서 온 부인
그리고
한국인 남편과 사는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일명
“대만집”으로 통했는데 이 소식 한 꼭지 들려드립니다.
대만집
미지언니는
대만에서 시집와 칠년간 평사리에서 살았다
특유의
익살과 서투른 한국말이 친근감을 더하게 하였다
음식솜씨가
좋아 여러 번 초대를 받았고
우리
집에 귀한 손님이 오면 특별메뉴를 만들어 주어 특별한 손님대접을 하게했다
꽃을
키우는 재주가 뛰어나 마당과 거실에는 일 년 내내 이국적인 화초가 넘쳐났고
우리
집 울타리와 마당에도 여러 나무와 꽃을 심어주었다
숲길
걷기를 좋아하여 자주 숲으로 갔으며
나
보다 더 많이 한국 나무 이름과 꽃 이름을 알았고
숲속에서는
곰 흉내와 나무를 껴안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즐겁게 해 주었다
언젠가부터
소식이 뜸하더니 미지언니 부부가 보이지 않았다
수소문을
해서 알아보니 대만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숲과
화초 가꾸기로는 다 채워주지 못한 것이 있었을까?
화초
같은 미지언니 부부를 우리가 더 살갑게 대해 주었더라면
지금도
대만집에는 이국적인 화초가 넘쳐나고 있을 것이다
오늘밤
언덕 위 대만집에는 불이 꺼져 있다
지금
쯤 대만 어느 마을에는 멋진 화원을 이루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