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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260호 애기담부랑에서의 회상
조문환 기자
2016-03-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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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담부랑에서의 회상

학교가 파하면 한 번씩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제가 살던 동네에서 오리가량 떨어진 명희네 집으로 놀러갔었습니다.

​

명희네 집은 시냇가 외딴집이었는데 율무가 마당에서 자랐고

그것을 실에 꿰어 목걸이도 하고 팔찌도 만들어 걸었습니다.

​

가는 길 시냇가에서는 ‘삐비’라는 것을 뽑아 먹기도 했었는데

시냇물에서는 미꾸라지와 송사리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

고개를 넘어야 했던 명희네 집으로 가는 길에는

애기담부랑이 있었습니다.

​

이곳을 지날 때에는 반드시 작은 돌맹이 하나를 담부랑 위에 올려놓고 가야만 했었습니다.

누군가가 그 전부터 해 왔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는데

우리보다 훨씬 작은 아이가 이곳에 묻혀있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

그 후에도 명희네 집으로 가는 길에는

어김없이 작은 돌맹이 하나를 애기담부랑에 얹어 놓았습니다.

​

​

매화밭 아래에서 애기담부랑을 만났습니다.

작은 돌맹이 하나 올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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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네집으로 가는 고개길에서의 작은 시골소년의 손이 보였습니다.

명희가 뒤를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애기담부랑

​

​기도가 돌탑이 되었다

네 대신

내가 너의 탑을 쌓는다

아가야

친구야

지금 네가 이 땅에 있다면

이보다 더 영롱한 탑 쌓았겠지

기도로 쌓지 않았던 바벨탑 무너졌고

오욕으로 세웠던 파라오의 집들도 쇠락했으나

오로지 너의 탑만은

꽃잎아래 빛난다

​

아가야

친구야

이다음엔 그래도 돌탑이 아닌

너의 너로 태어나

한 송이 꽃이 되렴

한 판의 빛이 되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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