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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264호 꽃이라는 이름으로
조문환 기자
2016-04-1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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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무사하신지요?

​​

지난밤에 도둑 같은 바람이 불어 닥쳐

아직 봄을 떠나기 아쉬워하는 남은 꽃들을 한꺼번에 좇아버렸습니다.

​

덕분에 다소 늦게까지 피어 있었던 산 벚, 도화, 돌배 꽃을

송두리째 좇아버렸습니다.

​

지난 편지에 “꽃 지자 열매”의 제목으로 글을 보내드리면서

“꽃이 진 다음 날 잎이 나고, 잎 난 후 이레도 되지 않아 열매가 맺더라”는 글을 보시고

​

“때가 되면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데,

그래야 잎이 나고 열매가 나오는데,

그런데 요즈음, 사람들이 때가 되어도 좀체 양보를 않아서 문제네요”라는

답장을 보내주신 분이 계십니다.

​

지난주에는 떠나야 하는데 떠날 줄 모르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추풍낙엽처럼, 도둑 같은 바람에 좇겨나야 했던 수많은 선량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어제 밤에 불어 닥친 도둑 같은 바람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꽃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

세계가 “불의 고리”로 무서움에 떠는 날입니다.

​

도둑 같은 바람과 자연의 진노에 무고하시기를 빕니다.



꽃이라는 이름으로

​

​널 바람나게 하고 싶다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고

정처 없이 떠나게 하고

죽도록 보고 싶게 하고

목 놓아 울게 하고

배꼽잡고 뒹굴게 하고

...

​꽃이라는 이름으로

  • 하동 조문환하동 산벚도화돌배꽃


댓글

taegeonwow

꽃이 피었다가 때가 되면 잎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되는데

2016-04-19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