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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271호 현충일 보리 구워 먹는 날
조문환 기자
2016-06-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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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국가에서 공식 허락한 보리 구워먹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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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아주 옛날에 11살짜리 초등학교 4학년 소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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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년은 6월 6일 오전 10시에 읍내에서 울려오는 사이렌(당시에는 ‘오포’라고 했음)소리를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보리를 구워먹어도 된다는 신호로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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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드디어 10시,

사이렌 소리에 맞춰 잠시 묵념하고

보리이삭이 올려진 지푸라기에 불을 붙였던 추억이 서린 날이

바로 현충일이라는 것을 안 것은 그로부터 몇 년 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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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시간이 흘러 소년은 제61주년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물론 보리 구워먹는 자리가 아닌 추념사를 하는 자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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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는 전몰군경 유가족, 참전용사는 물론

이제 막 현충일의 의미를 알아가는 중학생들도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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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유와 번영은 피를 흘리신 분들의 희생의 대가로서 그분들의 희생을 잊지 말자”

라는 내용의 추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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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추념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평사리 들판에서 날아오는 보릿대 타는 냄새가 온 동네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다시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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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마을이 그대로

논배미에 내려앉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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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딱 한 번은

이렇게 마을까지 통째로 내려와야

오월이 제대로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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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두 사람으로는 안 되기에

마을이 통째로 내려와

논배미를 휘저어야

오월은 오고 가는 것이다



댓글

은종이

마을이 논배미에 내려 앉는 계절, 초여름 단상..

2016-06-12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