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치매
동네에 나가보면 경로당과 마을 정자에는 대부분 할머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계십니다.
동시대를 사셔서 그런지 모습이 참 많이 닮아 보입니다.
파마머리, 알록달록한 저고리와 아주 편한 바지,
간간히 꽃무늬가 그려진 신발,
무엇보다 그 환한 웃음과 잔주름 ....
정말 닮았습니다.
할머니들이 정말 귀엽고 예쁘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할머니 중에는 치매에 걸려 대화가 어려운 분이 혹 계십니다.
그 중에 어떤 할머니는 나물을 잘 뜯어 오시는 치매에 걸리신 분이 계십니다.
절대 동네를 벗어나지 않으시고
골목을 도시면서 마을 어귀에 난 나물만 캐 오시는 할머니입니다.
“이 나물 집에 가져가서 반찬 해 먹어!”
동행한 동료에게 할머니는 한 줌 뜯으신 나물을 주셨습니다.
동네 며느리 한 분이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저 할머니는 정말 착한 치매에 걸리셨어요. 다른데 가시지 않으시고 나물만 캐는 치매요....”
이정도면 치매가 아니라 사랑 아닌가요?
참깨 터는 날
태양과 눈 마주친 지 사흘 만에
때때때 때대대대대
신호가 온다
야야,
빨래방망이 가져 오이라!
어머니 한 손에 깻대를 잡으시고
조심조심 깻대를 터신다
경건한 의식
알곡의 귀한
가을의 녹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