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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293호 할머니와 함께하는 취간림 책읽기
조문환 기자    2016-11-14 14:03 죄회수  4550 추천수 1 덧글수 3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할머니 또 책 읽어 주세요!!!!

 

 

요즘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무엇일까요누구일까요?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할머니들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존재로 자리하고 있을까요?

 

섬진강을 걷다 보면 곡성 어느 마을은 아예 외할머니 마을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더군요.

잃어버린 할머니와 외할머니를 이곳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잃는 것이 생리상 좋을 법하지만,

요즘처럼 상실의 시대에 다른 것들은 다 잃어버려도 이런 것들 쯤은 잃어버리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들과 아이들의 만남을 주선 해 보았습니다.

제가 살아가고 일하고 있는 악양에 <취간림>이라는 오래된 숲이 있습니다.

물총새가 지저귀는 숲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지만 소담하고 신록에는 나를 끌고 올라갈 만큼 가볍고

요즘처럼 단풍철에는 나를 노랗고 빨간색으로 물들일 만큼 화려한 숲입니다.

 

이곳에서 <할머니와 함께하는 취간림 책읽기>를 했습니다.

어린이 집 아이들과 초등학교 아이들 오십 여명,

할머니 세 분학교와 어린이 선생님들지역 주민들 포함해서 칠팔십명이 모였습니다.

 

한글을 알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지난 1년간 주경야독을 통해 익히신 솜씨로 손자들에게 동화를 읽어주셨습니다.

떠듬떠듬문장과 단어가 잘 연결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아이들,

 

아이들도 할머니들에게 동화를 읽어드렸습니다.

저도 질 새라 동화구연을 통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보았습니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 쯤 계속 할 계획입니다.

아이들에게 숲을 돌려주고

기억 속에도 없을 할머니들을 선물 해 주고 싶습니다.

발자국에 내려놓다

 

 

 

참 감사한 일이야

하루가 지나면 그만큼 가벼워지는 것이

갈수록 무거워 진다면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니

그랬나 보네

우리 선친들께서도 나이 드실수록 가벼워지신 것이 그냥 된 일이 아니었군

찬바람 나면 매미가 허물을 벗듯

그렇게 발자국에 하나씩 하나씩 벗어 놓았기 때문이군

그랬었군

그래서 그분들 뒤에는 그렇게 발자국이 선명했었던 게로군

저처럼 하늘에 가까워지려면 가벼워져야 하는 거군

천국은 가벼워진 사람만 갈 수 있는 곳이로군

오늘 밤에는 내 무게를 재 봐야겠군

매일 매일 하나씩 내 발자국에 내려 놓다보면

저들처럼 하늘에도 올라가고

저녁별이 되겠지

바람에도 간들거리는 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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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빛   2016-11-25 12:54 수정삭제답글  신고
취간림 책읽기 잔잔한 감동의 예쁜 프로그램이네요~ 엄지 척!
얼씨구   2016-11-14 22:48 수정삭제답글  신고
할머니는 = 책읽어주는 분 = 울할머니
이런 공식이 모든 어린이들에게 성립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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