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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업 개발
吳益才 기자
2026-05-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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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업개발의 본질: 기술이 아닌 '문제의 주권'에서 시작하라

― 플랫폼 종속의 함정을 넘어, 도메인 맥락으로 해자를 구축하는 법


문제가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


IBM Watson은 MD 앤더슨 암센터와의 협업에 6년간 6,200만 달러를 투입했다. 결과는 프로젝트 폐기였다. Amazon은 10년치 채용 데이터로 훈련시킨 AI 채용 선별 도구를 개발했다. 여성 지원자에 대한 편향이 발견되어 역시 폐기했다. 기술의 실패가 아니다. Watson은 실제로 방대한 의학 논문을 분석했고, Amazon의 모델은 기술적으로 정밀하게 작동했다. 실패 이유는 따로 있다.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인가'를 확인하기 전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먼저 만들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기술을 이끌어야 할 자리에, 기술이 문제를 끌고 갔다.2025년, 이 실수는 더 빠르게, 더 넓은 규모로 반복되고 있다. 기존 AI 기능을 그대로 가져다 화면이나 기능 일부만 바꾼 수백 개의 스타트업이, GPT-5가 그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사업 모델 전체를 잃고 있다.AI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투자를 검토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자신이 기술을 앞세우고 있는지 문제를 앞세우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이미 충분히 논의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문제의 주권을 가진 자가 플랫폼 전쟁에서 살아남는다


AI 시장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OpenAI, Google, Anthropic, Meta가 핵심 AI 모델을 깔고, 그 위에 수만 개의 응용 서비스가 올라탄다. 그런데 여기서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다. 그 서비스들 대부분이 플랫폼이 곧 직접 제공할 기능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문서 요약, 이메일 초안, 코드 자동 완성. 이것들은 이미 플랫폼의 기본 기능이 됐다. 차별화 요소가 기술이 아니라 단순한 포장에 불과하다면, 플랫폼이 그것을 무료로 푸는 순간 사업은 끝난다.

그렇다면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인가

답은 플랫폼이 따라올 수 없는 '특정 분야의 맥락'을 먼저 쥐는 것이다. 보편적 지능을 지향하는 플랫폼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 특정 산업의 언어, 관행, 의사결정 구조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영상을 판독하는 순서, 국내 건설 계약 분쟁에 녹아든 법적 관행, 중소 제조업체 납기 협상에서 암묵적으로 작동하는 신뢰 구조 등은 인터넷 데이터를 아무리 학습해도 체득되지 않는다.

내가 정의한 문제의 영역과 언어를 플랫폼이 쉽게 침범하지 못하도록 설계하는 능력을 '문제의 주권'이라 한다. 문제의 주권이 AI 사업의 진정한 진입 장벽이다. 플랫폼의 범용 AI를 기반으로 깔고, 그 위에 특정 분야의 독점적 맥락을 얹는 것이 플랫폼과 싸우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다.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의 진짜 승부처: 알고리즘이 아닌 업무 흐름 통합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란 의료, 법률, 금융처럼 특정 분야에 집중한 AI 서비스를 말한다. 루닛·뷰노가 글로벌 의료 영상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AI의 판독 정확도가 아니라,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판독 과정에 AI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방식 덕분이다. 법률 AI 서비스인 Harvey도 마찬가지다. 법률 문서를 요약하는 기능이 핵심이 아니라, 로펌의 보고 형식·기밀 유지·이해충돌 검토 등 법률가의 직업적 관행과 책임 구조에 AI를 맞춰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이 분야에서 성공하는 전략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업무 맥락을 먼저 이해하라. 기술 기능보다 앞서, 해당 산업의 의사결정자가 어떻게 일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지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둘째, 신뢰를 쌓는 구조를 설계하라. 실수의 대가가 큰 분야일수록 사람이 최종 판단에 개입하는 구조가 실제 도입률을 높이고, 규제 요건을 갖추는 일은 걸림돌이 아니라 후발 경쟁자의 진입을 막는 방어막이 된다.




전략 로드맵: 가치 있는 문제를 사업으로 전환하는 순환 구조


0단계: 규제 확인. 사업 기획의 첫 출발점은 법적·제도적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다. 현행 규제 안에서 사업화할 수 없다면 이후 단계는 모두 낭비다.

1단계: 문제의 크기 측정. "불편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고객이 그 문제로 인해 실제로 지출하는 비용과 손실을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돈을 낼 의향이 있는지는 설문이 아니라 소규모 계약을 실제로 맺어봄으로써 검증된다.

2단계: 오류 책임 구조 설계. AI는 반드시 틀린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틀리느냐가 아니라, 틀렸을 때 누가 어떻게 책임지느냐다. 이 구조를 설계하지 않은 제품은 규제 기관과의 첫 만남에서 벽에 부딪힌다.

3단계: 수익 구조 점검. AI 기반 사업의 함정은 '비용이 수익을 역전하는 순간'이다. AI 사용 비용, 데이터 저장 비용, 추가 학습 비용, 모델 교체 비용을 실제 서비스 출시 전에 미리 계산해봐야 한다.

4단계: 성과 가시화. AI가 실제로 성과를 만들어도 고객이 체감하지 못하면 재계약은 없다. 성과 지표를 고객과 사전에 함께 정의하고, AI의 기여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이 수익화의 전제 조건이다.

5단계: 데이터 축적 구조 설계. 데이터는 저절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계해야 모인다. 서비스를 쓸수록 해당 분야의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쌓이는 사용자 경험 구조와 계약 조건이 맞물릴 때, 경쟁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진짜 경쟁 우위가 만들어진다.



전략가의 눈으로 문제를 정의하라


기술은 점점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되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어떤 문제를 선택하느냐'가 유일하게 남들보다 앞설 수 있는 지점이 된다. 해당 분야의 언어와 신뢰 관계를 먼저 이해하고 문제를 정의한 팀은, 기술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기술력이 넘쳐남에도 문을 닫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해결할 가치가 없는 문제'를 '훌륭한 기술'로 풀려 했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사업을 잘 이끄는 역량은 기술적 숙련도가 아니다. 현장의 미묘한 맥락을 읽어내고,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어떤 문제를 푸는 것이 실제로 가치를 만드는지를 판단하는 통찰에서 나온다. 진정한 혁신은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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