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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재칼럽] AI시대의 역설
吳益才 기자
2026-07-2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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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회의, 왜 다시 ‘경청’인가


신기술이나 새로운 사업을 논의하는 회의실에서 요즘 낯선 장면을 자주 보게된다. 누군가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AI가 요약한 몇 줄의 답변을 근거로 부정하는 으미로 고개부터 젓는다. 최신 기술을 설명하는 사람에게 과거의 기준을 들이대며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단정적으로 묻기도 한다. 정작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현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묻는 사람은 드물다. 그저 자신의 얄팍한 지식으로 상대의 입을 막으려는 조급함만 가득하다.




회의가 막히는 이유는 기술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잘 알지 못하면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기 때문이다.

AI는 순식간에 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그 답으로 상대를 이기려는 순간 대화는 멈춘다. 기술을 사업으로 만드는 과정은 아이디어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술의 원리와 현장의 경험, 고객의 요구, 법과 규제 등 서로 다른 관점을 조율해 가는 과정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경청이다.

경청은 상대에게 무조건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 판단을 서두르지 않고 상대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어떤 맥락에서 그런 판단에 이르렀는지를 이해하려는 태도다. 의견이 다르더라도 상대의 경험과 배경을 먼저 이해할 때 비로소 생산적인 토론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AI 시대 회의에서는 어떻게 경청해야 할까?


첫째, 반박하기 전에 이해했는지부터 확인하라.


회의가 꼬이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의 말을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장 담당자가 "이 조건에서는 품질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이를 "사업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군요"라고 받아들이면 논의는 엇나간다.

대신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뜻입니까?"라고 되묻는 것이 좋다. 짧은 확인 질문 하나가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 대립을 막고, 몇 주씩 이어질 논쟁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반대 의견 속에서 진짜 이유를 찾아라.


새 기술에 신중한 사람을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으로 단정하면 회의는 소모전이 된다. 현장의 반대에는 대부분 실제 경험이 숨어 있다. 실패했던 사례일 수도 있고, 고객 불만이나 안전 문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반대 자체가 아니라 왜 그런 우려를 하는지 그 배경을 듣는 일이다. 내가 놓친 현장의 이야기를 먼저 들을 때 회의는 승패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생산적인 자리가 된다.


셋째, AI를 무기가 아니라 거울로 활용하라.


AI에게 "우리 주장이 맞다는 근거만 찾아 달라"고 묻는다면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대신 "내 논리의 약점은 무엇인가", "상대가 우려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내가 놓친 전제는 무엇인가"를 질문해 보자.




AI가 나의 사각지대를 비춰주는 도구가 될 때 토론은 더 깊어진다. 기술자와 경영진, 투자자와 고객이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며 더 나은 결론에 이를 가능성도 커진다.

AI는 빠르게 정보를 정리하고 답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바쁜 시간을 쪼개 회의실에 모여 머리를 맞댄다. AI의 요약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현장의 맥락과 경험, 그리고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AI 시대에 경쟁력이 되는 것은 더 빨리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더 정확하게 듣는 사람이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의 말 뒤에 있는 경험과 맥락을 끝까지 들을 수 있을 때 회의는 헛바퀴를 도는 논쟁이 아니라 새로운 해법을 찾는 도구가 된다. AI의 속도에 휩쓸리기보다 경청의 깊이를 더하는 것, 그것이 AI 시대의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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