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젓가락축제
○ 왜 젓가락인가
“젓가락은 짝의 문화, 정의 문화, 나눔과 배려의 문화, 한중일 3국의 공통된 문화원형이자 1000년 이상 한결같이 이어온 궁극의 디자인이다.” -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명예청주시민) -
젓가락은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도구다. 1,00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3국에서 젓가락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젓가락 사용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은 중국 은나라 시대의 갑골문자다. 기록에 따르면 젓가락은 은나라 시대에 제례의식용으로 사용하면서 확대되었다. 우리나라에선 백제 무열왕릉에서 출토된 동제 수저가 가장 오래된 젓가락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월령체 고려가요인 ‘동동’에도 분디나무(산초나무) 젓가락이 등장한다.
한 인간의 삶, 평생을 함께 하는 것도 젓가락이다. 어린아이는 젖을 떼고 나면 가장 먼저 젓가락질을 배운다. 이를 통해 올바른 식생활을 배우고, 음식과 생문화의 중요성도 학습한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를 이해하고 나눔과 배려와 협력의 미덕이 젓가락 속에 담겨 있다.
○ 젓가락과 청주
“직지, 태교신기, 세종대왕 초정 르네상스, 두꺼비마을, 가로수길, 소로리볍씨, 청원 생명농업 등 청주는 생명의 가치를 이어온 지구촌 유일의 생명문화도시다.” 이승훈 청주시장
청주는 수저 유물의 보고다. 국립청주박물관을 비롯해 청주권의 주요 박물관에만 3,000여 점의 수저유물이 소장돼 있다. 이 중 국립청주박물관에 소장된 제숙공처(齊肅公妻) 젓가락은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는 젓가락이다. 청주시 명암동 고려 무덤(13세기 추정)에서 발굴된 제숙공처 젓가락에는 <齊肅公妻 造○世亡子>라는 글씨가 점각되어 있으며 먹, 동전도 함께 출토되었다. 죽은 아들이 저승에서 배부르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젓가락을, 부자 되라며 동전을, 공부하라며 먹을 묻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월령체가인 고려가요 ‘동동’에도 젓가락이 등장한다.
“12월 분디나무로 깍은 젓가락 내 님 앞에 놓았는데 남이 가져다 뭅니다. 아으 동동다리” -고려가요 ‘동동’
이곳에 등장하는 분디나무는 산초나무로, 청주에 대량으로 자생하고 있으며 그 성질이 ‘초정약수’와 유사하다.